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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08.05.01 약 11.9만자 소설정액권

  • 2권

    2008.05.01 약 12.1만자 소설정액권

  • 완결 3권

    2008.05.01 약 12만자 소설정액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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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나른한 봄날이다.
산과 들, 하늘과 땅이 모두 따뜻한 햇살에 몸을 맡기고, 하품을 하고 있는 봄날의 오후, 한 청년이 가파른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등에 진 지게에 산더미 같은 짐을 싣고도 모자라 두 손에도 커다란 보따리를 들고 있는 청년의 얼굴은 우직한 가운데 봄날만큼이나 정감이 넘쳤다.
무엇이 그리 흥겨운지 연신 콧노래를 부르며 산짐승처럼 빠르게 산을 타던 그의 눈에 녹색 바다라 할 수 있는 작은 초원에 파묻혀 있는 초옥(草屋) 두 채가 보였다.
청년이 해맑은 웃음을 머금었다.

"후후후……. 내가 예정보다 일찍 와 두 분이 놀라시겠지."

생각만 해도 즐거웠다.
작년 겨울만 해도 사부와 사형, 그리고 그 자신의 생필품을 구입하러 산을 내려갔다 오는 시간이 보름은 걸렸다. 그런데 이번엔 열이틀 만에 돌아온 것이다.
사부와 사형이 보고 싶어 물건 구입을 서둔 이유도 있었지만 지난 겨울 동안 무공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물론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닫는 사형에게는 비교도 할 수가 없지만.

"가만. 이럴 게 아니라……."

무슨 생각이 불쑥 들었던 것일까?
돌연 한달음에 뛰어가려던 청년의 입가에 풀잎처럼 싱그러운 웃음이 맺혔다. 그는 가만히 짐을 풀섶 속에 숨겨놓고 발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초옥으로 가기 시작했다.
사부와 사형을 놀래켜 줄 생각에 그의 마음은 들떠만 가는데…….

초옥이 가까워질수록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루 두 시간 이상은 자지 않고 초원에서 오직 무공(武功)수련만 하던 사형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청년의 몸이 경직되었다.

피!

폭풍을 만난 듯 땅은 움푹움푹 패여 있고, 그 사이로 아직 채 마르지도 않은 피가 길게 이어져 있었다. 피가 이어진 곳은 사부의 방이었다. 난생처음 보는 피는 공포와 두려
움으로 다가왔다.

와들와들…….

온몸이 거칠게 떨렸다.

"사부님! 사형!"

벼락같이 몸을 날려 왈칵 방문을 열어 젖힌 청년은 방안의 정경에 일시간 굳어지다가 엎어지듯 뛰어 들어갔다.

"사부님, 이게…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꿈에서도 생각지 못한 일이다.
방안은 온통 피로 범벅되어 있었고, 그 가운데 하얀 적삼을 입은 늙은 사부가 죽은 듯이 누워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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