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완결 1권

    2009.08.11 약 11.3만자 2,500원

이용 및 환불안내

작품소개

게릭은 스트레이트 잔을 불빛에 비춰보면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런데 말이지. 문득 당신에 대한 궁금증이 들더군. 케이라는 킬러가 아닌 신지희라는 한 여자로 말이야」

노곤해진 케이의 머릿속에 경고등이 울리기 시작했다.

「나에 대해 궁금해 하지 마! 그리고 날 두 번 다시 그렇게 부르지 마!」

게릭은 그 이름이 얼마나 케이를 아프게 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떠오르는 지난날의 끔찍했던 장면이 하나도 빠지지 않고 필름이 돌아가듯 그녀의 눈앞을 지나간다는 것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그녀가 얼마나 행복했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지 그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너무 그리워 가슴이 아려오는 것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마음 한 구석에선 자신의 이런 마음을 누군가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그래도 여태까지 그런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그녀는 킬러가 될 수 있었다.
케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뒤흔드는 게릭과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그대로 일어나 사방이 어둠으로 막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내일 얘기하지」

문밖에서 게릭의 음성이 들렸다.
케이는 귀를 틀어막았다. 울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케이가 아니라 지희로 눈물을 흘렸다. 지희로 살고 싶어 오열이 났다. 조그만 일에도 울고 웃었던, 너무나도 약했던 그녀를 오늘 그가 이끌어냈다.

리뷰

매주 베스트 리뷰어를 선정하여, 10,000원을 드립니다. 자세히 보기

리뷰 운영원칙
0 / 300등록

정가

소장

권당 2,500원

전권 2,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