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여전히 시선을 노트에 고정하고, 미영의 대답을 기다리던 이준은 대답이 없자 고개를 들어 미영을 바라보았다. 눈에 들어온 건 초점없는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미영의 얼굴이었다.
“갑자기 왜 울어요.”
한참을 멍하게 허공을 응시하던 미영이 뺨과 손등위로 흘러내린 눈물들을 닦으며 일어났다.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순 없어요. 제가 이준씨를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네요. 실례하겠습니다.”
중략;..
미영은 고개를 돌려 다시 하늘 위를 바라보고 있는 이준의 소매 언저리를 잡았다. 그 키스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져버렸다. 손끝이 닿으면 터져버리고 마는 비누방울처럼 그와의 일은 잡히질 않았고 언제나 형체 없이 사라졌다. 오늘의 일이 또 다시 없어져 버릴 것만 같아서, 옆에 앉아 있는 그가 사라져 버리진 않을까 확인이라도 하듯 그렇게 움켜잡았다.
“왜요?”
이준이 소매를 꽉 움켜쥔 그녀의 작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미영은 소매를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피하지 말아요.”
“피하지 말라니 뭘요?”
“이번일도 실수라면서 도망치지 말라고요.”
“실수.. 아니에요.”
그제서야 긴 한숨을 내쉬며 미영은 잡았던 소매 언저리를 놓아주었다. 정면을 향하고 있던 이준이 긴 다리를 평상 위로 올려 그녀 쪽으로 몸을 돌려 앉았다.
목차.
프롤로그. 악몽의 크리스마스.
1. 최악의 순간. 그리고 낯선 남자.
2. 최미영 ‘여자’가 되다.
3. 세상 참 혼자 사는 인간.
4. 쉬운여자.
5. 그에게 사랑을 갈구하지 말아요.
6. 다시 만난 그 놈.
7. 흔들리는 건 어둠 속 조명 하나로 족해.
8. 제발, 나한테 이러지 말아요.
9. 내 마음 속에도 봄이 올까요?
10. 잊을 만하면 떠오르는 이름.
11. 두근거리는 건 본능 때문?
12. 첫 데이트.
13. 그대와 나. 별 빛.
14. 재회(再會)
15. 다른 여자의 입술에서.
16. 잠시의 기쁨과 더 큰 상처.
17. 세가지 이별.
그리고 그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