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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5.06.26 약 10.6만자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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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 상처는 인영에게 단편적인 기억과 함께, 남자를 가까이 할 수 없는 몸을 만들어버렸다. 의학으론 설명할 수 없는 두드러기현상은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처럼 남자의 손길이 닿는 족족 몸 안에서 징그러운 두드러기를 발병시킨다.
그랬다. 인영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남자 거부증을 앓고 있었다.

처음 재현은 인영에게 호감을 느끼기는 하지만 남자관계가 복잡한 그렇고 그런 여자라고 오해하고 쉽게 그녀에게 접근하는데…….


그의 남색 티셔츠는 허벅지를 깊게 덮을 정도로 컸고, 그가 준 흰색 반바지도 한쪽다리에 두 다리가 들어갈 만큼이나 컸다. 그는 그런 내 모습에 상당히 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리와.”
나는 침대 위에 편하게 앉아 있는 그에게로 바지춤을 잡고 다가갔다. 그의 손에는 연고가 들려있었다.
“예전에 뭘 잘 못 먹고 두드러기가 난 적이 있어. 금방 가라앉았어.”
그는 ‘탁탁’하고 손바닥으로 자신의 다리를 쳤다.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냥 있으면 금세 가라앉아요. 뭐 먹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막상 그의 앞에서 말하려니 부끄러워졌다. 그는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앞으로 나를 끌어당겨 그의 다리사이에 두고 등에 나를 기대게 만들었다. 두 쌍의 다리가 침대 시트위에 나란히 위치했다.
“꽤 오래됐는데. 남자들의 시선이 필요이상으로 느껴지거나…….”
“으응. 그리고?”
“남자랑 스치기만 해도 두드러기가 올라와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당신만, 예외에요.”

*

그가 헝클어진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옆으로 내려와 나를 향해 모로 누운 그에게 살짝 우리 백일이 두 달 가까이 지났노라고 고백했다. 뜨악하는 얼굴의 그의 표정이 신기했다. 이런 표정도 가지고 있었나.
“그때 분명이 선물 사가지고 오마. 했던 것 같은데. 어서 줘요.”
“미안.”
그가 능청맞게 입을 맞춰온다.
가운을 걸치고 밑으로 내려가 소파위에서 그의 다리사이에 기대 누웠다. 보조 조명만 남기고 점등한 상태라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추어졌다.
“당신 살 좀 쪄야할 것 같아.”
“찌고 나면 맘이 싹 바뀔걸요.”
스크린에 나오는 여주인공을 따라 고개를 돌려 그에게 입을 맞추자 그의 키스가 점점 더 진해진다. 결국 영화가 끝날 때 즘, 우리도 한 번의 사랑을 더 나누었다.

*

그는 소인영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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