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누구야?”
“오빠.”
팔짱을 끼고 있던 친구의 물음에 지아의 입술 새로 나온 호칭은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단호했다. 은겸은 정말 동생이 생긴 것 같아서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하지만 지아와 저는 진짜 가족이 아니라는 걸 은겸은 잘 알았다. 얹혀사는 신세라 어깨를 나란히 해선 안 되는 관계라는 것도 자각하고 있었다.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길 건너편에서 은겸을 발견하고 손을 흔드는 지아를 본 그의 친구가 물었다.
“누구야?”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어떤 호칭을 사용해야 이 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동생.”
‘나를 데려간 집의 귀한 손녀’라는 정확한 말을 꺼내지 않은 건, 친구 앞에서 자존심이 상하기 싫은 치기는 아니었다. 꼬맹이 한지아가 잠시라도 진짜 제 동생이었으면 싶어서였다. 멀고 멀어서, 어찌 보면 상하 관계에 가까운 사이라곤 해도 그렇게 지칭하고 싶지 않은 자그마한 욕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다른 마음이 조금씩 자라났다.
그저 동생 같았던 지아가 성장하며 자꾸만 그의 가슴을 뛰게 했다.
지아를 대면하는 날이 늘수록 이상한 감정도 차곡차곡 더해졌다.
양 회장의 하나밖에 없는 손녀.
장차 한루 호텔 리조트를 책임져야 할 대표.
저를 거두어 준 양 회장을 생각해서라도, 머리 검은 짐승이 절대 넘보아선 안 되는 존재.
그러니 멀리하는 것이 마땅한 한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