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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3.03.29 약 21.1만자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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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너와 맺었던 지기의 연을 이 자리에서 끊어야겠다

류사국(流砂國)의 왕자, 문사빈이 신분을 감춘 채 여지국(麗脂國)에 잠입한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그것은 바로 여지국을 단번에 무너뜨릴 발판을 마련하려면 그 나라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회인 용현상방에 대한 정보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 하여, 사빈은 자연스럽게 용현상방의 주인인 사도혁을 만날 기회를 얻기 위해 먼저 그의 외동딸인 사도문정에게 접근해 그녀의 지기가 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문정의 솔직함과 총명함에 매료된 그는 그녀를 이용하고자 했던 애초의 목적도 잊은 채, 지기가 아닌 사내로 그녀 앞에 서고픈 열망에 사로잡히고 마는데….

▶잠깐 맛보기

“무엇이 두려운 것이냐? 너는 내가 너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느냐.”

특별한 감정……. 자신 역시 그에게 그런 감정을 갖고 있다 말하면 되는데 아직 그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물론, 사람이 말을 하는 것처럼, 눈이 세상을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더 묻고 싶었다. 정말 내가 너에게 특별한 존재냐고. 자신에게 감추는 것이 없느냐고.

“모…… 몰라. 너는 나의…….”

“지기라 하지 마라. 한 번도 너는 내게 지기였던 적이 없었다. 내게 너는 여인이었으며, 함께할 반려였다.”

그의 말이 아프게 심장을 찔렀다. 문정의 온몸이 파들파들 작은 새처럼 떨렸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천천히 눈을 뜨자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빈과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동자에 갇혀 있는 자신을 발견한 문정에게 더 이상 그가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오직 그가 사내라는 것만이 그녀에게 강하게 의식되었다. 뒷걸음질하는 자신을 따라 다가오는 그를 피해 문정은 어디든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그녀의 등 뒤로 딱딱한 벽이 마주 닿았다. 그리고 그의 팔이 양옆으로 뻗어 오더니 문정의 호흡과 시선을 가둬 버렸다.

“갈 수 있으면 가 보거라. 내 앞에서 사라질 수 있으면 사라져 봐. 하지만 네가 어디에 있든 난 널 찾아낼 것이다.”

순간, 그녀는 온몸을 태울 것 같은 파란 불꽃을 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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