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이진희 지음
중혁을 처음 만났을 때 예서가 느낀 것은
그의 손에서 전해지던 온기만큼이나 따스한 감정이었다.
장난 같은 청혼에 가슴 설렜던 그날 이후,
예서는 예기치 못한 이별을 받아들여야 했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버텨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 중혁을 다시 만났을 때,
흐린 시선 너머로 비치던 그는
그녀가 기억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앞으로 내게 질문 같은 거 하지 마.”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 어떤 관심도, 관계도, 약속도 기대하지 마.”
마치 타인을 바라보는 듯한 중혁의 건조한 눈빛에
쓰디쓴 상처를 끌어안아야만 했던 예서.
나, 이제 당신을 내 마음속에서 지워야만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