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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15.10.20 약 14.8만자 3,500원

  • 완결 2권

    2015.10.20 약 16.2만자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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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라이언 도진 리

줄리어드 음대 출신, 세계 정상급 천재 비올리스트, 한국계 미국인.
십수 년간 연락 없이 살았던 할아버지의 부름으로 한국에 오게 된 도진은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그것은 바로 할아버지가 후원하고 있는 안산 다문화 아동센터의 아이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으라는 것. 겉모습만 한국인일 뿐 말도 문화도 모르는 이방인에 불과한 그는 어리둥절한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결단을 내린다.


윤비아

어릴 적 세계무대에 서는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었으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를 잃고 찾아온 불행과 무너진 꿈을 안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비아는 어느 날 뉴욕에서 섬광처럼 날아온 비올리스트 도진을 만나고, 예기치 않게 자신의 수준급 연주 실력을 그에게 들키게 된다. 과거를 피하고 숨기려 해도, 자신의 정체를 알려고 드는 그의 집요한 작전에 그녀는 자꾸 말려들게 된다.

뉴욕과 서울, 그 먼 거리만큼 서로 다른 운명을 살아가는 이들이 펼치는 꿈과 열정 그리고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의 향연이 시작된다.







-본문 중에서-


비아는 커다란 보폭을 따라잡기 위해 종종걸음을 치며 거의 끌려가다시피 밖으로 나왔다. 그때까지도 그녀는 질책을 멈추지 않았다.
“……난데없이 그렇게 주먹을 휘두르면 어떡해요? 오늘이 그의 독주회인 거 잊었어요? 친구라면서요, 축하해 주지는 못할망정 그게 무슨 행동이에요? 도진 씨, 깡패처럼 원래 그렇게 앞뒤 생각 없이 주먹질 잘 해요? 변태에다 깡패에다 이기적이기까지, 정말 실망이에요.”
계단을 내려가기 직전, 도진이 갑자기 가던 걸음을 멈추고 팽개치듯이 잡은 팔을 놓았다.
“시끄러워! 그 입 좀 다물 수 없어? 대체 누구보고 깡패다 변태다 그런 막말을 하는 거야? 난 그런 더럽고 추잡한 것들이랑은 차원이 다른 사람이야. 너야말로 뭐야? 왜 그 녀석을 안고 울고 있었어? 무슨 일이 있길래 둘이 그러고 있었던 거냐고?”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으니까 그러죠.”
“그러니까 나만 모르는 그 사정이란 게 뭐냐고?”
비아는 그를 향해 치켜 뜬 눈을 거두고 입을 앙다물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예민한 일이라 비밀을 꼭 지켜달라고 한 스테판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비아를 바라보던 도진이 먼 곳으로 시선을 옮기며 긴 숨을 내쉬었다. 그의 입을 통해 나온 하얀 입김이 공중으로 스산하게 흩어졌다.
“네가 이럴 때마다 내 속이 어떤 줄 알아? 타들어 가는 것 같아. 속상해 죽겠다고, 이런 내 심정, 알기나 해? 네가, 좋아서 그랬어…….”
스쳐가는 바람에 실어 보내듯 도진이 담담히 말했다.
“…….”
비아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도진을 바라보았다. 진심이 어린 갈색눈동자를 바라보는 그녀는 내면 깊숙한 곳에 고여 있던 물이 눈으로 배어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널 좋아한다고……. 세상에 좋아하는 여자가 딴 남자 품에 안겨 있는데 가만히 있는 남자가 어딨어? 여기 있단 얘기 듣고 기쁜 소식 들고 좋아서 한달음에 왔는데, 기분 잡쳤군.”
도진은 멍하니 선 비아를 내버려두고 실망한 기색이 다분한 얼굴을 돌려 계단을 내려갔다. 비아는 매서운 추위에 손과 발이 얼어가는 것도 모르고 우두커니 서서 등을 지고 멀어져 가는 그를 망연히 바라보았다. 중간쯤 내려간 도진이 우뚝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살을 에는 바람에 날리는 비아의 가는 머리카락, 별을 먹은 듯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 밤하늘을 등지고 선 그녀의 모습. 그런 비아가 자꾸만 흐릿해지는 환영에 사로잡힌 도진은 가던 길을 되돌려 두 계단씩 밟고 뛰어 올라 비아의 앞으로 돌아왔다. 가쁜 숨을 내쉴 때마다 그의 붉어진 입에서 나오는 하얀 입김이 따뜻했다.
아직 관객들이 모여 있는 원형 건물에서 또 한 차례 환호성이 들렸다.
도진이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비아의 양 어깨를 잡아 끌어당겨 입술을 포개었다.
부드러운 그의 입술은 놀라울 만큼 따뜻했다. 당황한 것도 잠시, 비아가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 도진은 더욱 대범하게 허리를 끌어안고 더욱 깊이 키스했다. 서로의 숨결이 닿은 그곳에 한파를 녹이는 뜨거운 열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 목차


#. 프롤로그
#1. 어느 여름
#2. 얽혀버린 실타래
#3. 보이지 않는 상처
#4. 안개 속의 해와 달
#5. 슬픈 노래
#6. 스쳐간 바람의 향기
#7. 스테판의 손수건
#8. 인연이 울리는 소리
#9. 어둠에서 빛으로
#10. 파란 기억
#11. 초록빛 오로라는 일그러지고…….
#12. 구름 뒤로 저물어 가는 가을 녘
#13. 둥지를 날아간 새
#14. 비아의 바이올린
#15. 파사칼리아
#16. 고백
#17. 정인
#18. 붉은 봄눈
#19. 영원한 랩소디
#20. 기다려, 내가 갈 테니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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